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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 (웹소설)/추천 소설

걸그룹 소설 아닌데요? 리뷰

by 톱날아론 2023.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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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뉜다.

가상의 게임을 배경으로 해서,  완성도 높은 PVP 프로리그 경기를 보여주는  인게임씬.  구단 운영물 파트.

그리고  프로팀 코치인  주인공이,  여자 선수들을  훈련시키면서 발생하는 일상씬.  캐빨 파트.

파트 각각의 완성도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인게임 파트의 완성도는  놀라운 수준인데...  작중 배경으로 삼은 게임의  오픈시기가 30년도 넘었다는 부분에서 더욱 그렇다.  한 게임이 30년씩이나  서비스를 해 왔다면,  수많은 사건사고와  게임의 트렌드 변화의 역사가 있을텐데....  새롭게 나온 게임이 아니라, 굳이 30년된 게임을  소설배경으로 했을까?  괜히 어색하지나 않을까?

 

걱정했던 것이 무색하게도,  이 소설  걸소아는  외려 그 부분을 장점으로 꽃피워냈다.  30년간 있었던  역대 전설급 선수들이나 십수년전 과거, 프로리그에서 사용되었던 전술 등등...  뒷설정까지 세밀하게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  눈에 띈다.  아마 설정집에  인게임 연표라도  있지 않을까?  이렇게 치밀한 설정 덕분에, 진짜 존재하는 게임과 프로팀인것처럼  몰입할 수 있었다.  솔직히 구단 운영파트만 보면 내 취향을 떠나서 객관적으로 강추할 만한 소설이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일상씬(훈련씬)하고    프로리그 파트가   서로 삐걱댄다는거다.

아무리 봐도 축이 맞지 않는 톱니인데, 어떻게든 굴러가라고  맞대어 놨으니, 처음부터 끝까지 불협화음이 비명을 지른다.

10명이나 되는 여캐가 나오는 일상파트....  이게 최선이었을까?

 

솔직히 일상파트를 단독으로 본다고 하면  완성도가 썩 나쁘지는 않다.  프로구단 운영물 파트가  워낙에 완성도가 뛰어나서, 상대적으로 별로인 것처럼 느껴질 뿐이지  캐릭터마다 개성을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다요  같은 이상한 말투를 사용하는 이하연.  몽유병인척 밤마다 방으로 들어오는 채민주 등등. 각자 특색이 있고  나름대로 좋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많을거다.  문제는 이게  단독 일상물이 아니라는거지...

 

프로구단 운영물 + 하렘 일상물 소설인데  둘 사이의 연결고리가 너무 희미해서  그냥 따로 돌아가는 수준이다.

채민주가 독점욕특성이 있고, 밤마다 몽유병으로 헤메는건 알곘는데...  이 친구가 그래서  아크나이트였나? 아니면 아크위저드였나??   전설스킬 드래곤드라이브!!  근데  드래곤드라이브 쓰는 애가 누구였지?

 

한주연  송예림 신예리 채민주 설유진 이하연  김지율 우은하 배지혜 정수정...

각각 인게임에서 어떤 파트와 어떤 직업과  스킬로 어떻게 운영하는지 그냥 외워야 한다.   일상파트와 프로리그 파트에서  매칭되는 부분이 없다시피하니까.

 

 

 

일러스트만  봐도  이친구가 뭐하는 친구고  무슨 기술을 쓰는지,  어떤 전투에서 활약했고  어떤 수련을 했는지

바로바로 답이 나와야 정상인데...    

위의 일러스트3장을  보면서  차례대로  각자의 이름, 직업, 주력기술 및 활약한 파트를  읊을 수 있는 독자가 몇이나 될까?  내 생각에  전부 대답할 수 있는 독자는 열에 하나도  안될거다.

 

이건 진짜 심각한 문제인데,  아래에 첨부한 그림 3장하고 비교하면 바로 답이 나온다.

 

 

 

만화 "원피스"를 한번이라도 봤다면,   이 친구들의 이름,  직업, 주력기술, 그리고 활약한 장면을 말할 수 있을거다.

100명중에 99명, 아니지... 10000명에 9999명이   전부 다 대답할 수 있을걸?

원피스를 봤는데,   이 친구들의  직업이나 기술을  말하지 못하는게 오히려 비정상이다.

 

가운데 친구가 항해사였나?  이런식으로 말하는 새끼는 단언컨데 정신과 가야함.

만화라서  그런거 아니냐?  생각 할 수도 있는데,  명백하게 아니다.  소설로 예를 들어보자.

 

얼음송곳으로  대표되는  소설.   ' 나의 악당들' 을 예시로 들겠다.  이것도  걸소아랑 비슷하게  캐빨물+액션물 혼합소설인데....  캐빨파트와  액션파트가 정말 찰떡처럼 딱 붙어있다.   당장에 이 소설을 대표하는 "얼음송곳" 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증명이 끝난 수준.    얼음송곳마법  자체가  최초로 등장한 여캐인  엘렌을 뜻하는 별명이다. 

 

캐릭터의 서사 자체가  마법사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만큼.  엘렌이 마법사였나? 아니면 광전사였나?   화살 튕겨내는 문신이  누구한테 있었지?   같은 착각이 일어날 여지가 전혀 없다.  완드받침대가  우테콰이였나?  이렇게 말하는 새기 있으면  이친구도  치매니까  요양원 보내야함.

 

마법사 엘렌(에레나르 라다칼린),  혈기사 포이닉스, 광전사 하탄카 우테카이, 혈법사 헤일라 오브 발루인, 닌자 무명(뭉치), 비전술사 아탈란테. 여급 다리아,  칼란다리 성기사  테오도라 공녀. 빡빡이 스티드먼, 분조장 프리츠,  마검사 청발의 모시스,  영지관리인 외팔이 부니,  권양기달린 쇠뇌쓰는 광신도 기돈

 

등장인물이 무지무지하게 많지만    멧돼지였던 여캐가  혈법사였나?  같은 착각을 할  여지는  전혀 단 하나도 없다.

평상시 보여주는 일상파트에서의 캐릭터성이  액션파트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각 캐릭별 서사 =이퀄 = 각 캐릭별 액션성이니까.

 

 

판타지소설이 아니라,  유사한 장르로  프로게이머소설을  가져와도 이 문제점은  도드라진다.

마왕의 게임의  "주디"  를  보자.  주디는  주인공의 광팬이고,  오로지 주인공때문에 해외에서 건너온  여자 게이머다.

주인공의 말이라면  뭐든지  필터링없이 철썩같이 믿기 때문에,   자신의 플레이스타일 자체가 없다.

그냥  뇌를 비우고 주인공이 하라는대로, 주인공의  아바타가 되어서  기계처럼 복제된 플레이를 한다.

주인공의 열화카피 그 자체라서  임기응변이 거의 없기 때문에, 양학은 대단히 잘하지만   1티어 선수들에게는 개털린다.

 

이 소설도  수많은 프로게이머들이 나오지만,  주인공을 복제한듯한 열화카피 양학머신은  한명밖에 없다.

인게임의 플레이와, 캐릭터성이 서로  이어진 이야기를 만드니까 

어째서 그런 플레이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더해주는 것이다.

 

그에 반해서  "걸소아" 의  등장인물들은   캐릭터성과  액션성이 완전히 따로 논다.

몽유병? 그래서 그게 인게임플레이에 어떤 영향을 줬지?  그냥 선수 개인 사생활 수준에서  끝이다. 

작중 캐릭터성과 인게임 플레이가 연관된 인물은 딱 하나,   유니크 선수의 딸.  불치병 환자였던 정수정이다.

 

일상파트에서도  병약미소녀 캐릭터의 특징을  보여주고,  인게임에서도  체력문제로 인해 15분 이상 뛰지 못하는  단기결전용 히든카드 같은 느낌으로 사용되면서   유일하게 일상/게임파트 양쪽에서 공통점을 보여준다.

"불치병때문에 15분밖에 못 싸우는 친구가  힐러였나?"   이렇게 착각하는 독자가  없을 거라는 이야기다. 완전히 캐릭터가 확립되었으니까. 

정수정의 사례처럼,  일상파트와 인게임파트가 서로 상호작용을 했다면 좋았을 텐데....  걸소아는  그냥 소설을  두개로 쪼개서 봐도 문제가 없다.  누군가 이 소설을 편집해서,  일상 파트를 싸그리 날리고  프로구단 운영씬만  남겨두더라도   독자 입장에서 문제가 없을정도로  연관성이 옅다는거다.  나이가 많아? 그래서 나이가 많은게  프로리그에서 어떤 영향을 줬는데?

 

각 파트의 완성도는 나쁘지 않지만.....  서로 붙여놔서  시너지가 있었냐  묻는다면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소설.

둘중에 하나만  본다는 생각으로 접근한다면 충분히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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