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세상으로 들어가는 전개는 솔직히 이제와서 별로 참신한 소재는 아니다.
소드 아트 온라인을 비롯한, 많은 일본 라이트노벨들이 주로 택하는 소재이기도 하고,
한국에서도 대세를 차지한 게임판타지에서 약간 클리셰를 비튼 느낌으로 종종 사용되곤 한다.
게임빙의 소설을 읽고 싶다면, 이미 검증된 인기 소설들이 많은데...
굳이 그러한 인기작들을 제쳐두고, 망겜에 갇힌 고인물 (이하 망갇고)을 읽을 필요가 있을까?
필자의 대답은 yes다.
이미 사골이 다 우러난 흔해빠진 장르속에서... 망갇고가 다른 소설들과 명확히 구분되어 빛날 수 있는 이유. 필자는 그것이 체계적이고 세부적으로 짜인 설정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껏 많은 게임빙의 소설들이 인기를 끌었지만. 메이저한 소설들은 대부분 게임 세계관을 차용한 판타지 소설이었다. 라노벨에서는 소아온. 오버로드 정도가 대표적이겠고, 한국 웹소설에서는 악살싶. 나의 악당들 정도를 예시로 들 수 있겠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것들은 '게임 세계관에서 펼쳐지는 판타지 스토리" 다.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면 반대로 뒤집어볼까? "판타지 세계관에서 펼쳐지는 게임 스토리" 이러면 좀 와닿을 것 같은데.... 유희왕을 한번이라도 본 적이 있다면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작품의 서사에서 주된 재미가 있는것이 아니라, 작품 속의 게임 룰. 그 룰에 따른 승부가 주된 재미를 준다는 점이 명확하게 다르니까.
게임 세계관 기반의 판타지소설을 A.
판타지 세계관 기반의 게임소설을 B. 라고 했을때.
망갇고는 한없이 B 에 가까운 A 소설이다.
A장르 소설은 흔해빠졌지만, B장르 소설은 엄청나게 마이너한데.... 한국 웹소에서 B쪽 노선을 타는 작품들은 거의 떡타지밖에 못봤다. 떡타지를 많인 본 것은 아니지만, 내가 본것들은 대체로 떡신에 집중하기 위해서 이미 존재하는 재미 포인트를 (인기 게임 룰) 외부 컨텐츠에서 빌려왔다는 느낌이 강하더라.
다키스트 던전을 모티브로 한 '최고난도 던전에 떨어졌다' 라던지. 와우식 레이드를 기반으로 한 '영웅 소녀 전쟁' 이라던지...? 예시로 든 소설들의 경우. 닼던이나 와우를 잘 아는 유저라면 소설을 중간부터 읽어도 전투씬을 보는데에는 무리가 없다. 누가 누구인지 캐릭터는 몰라도 전투씬 자체는 그냥 와우랑 닼던 떠올리면 되니까. 굳이 떡타지 아닌걸로 B쪽장르의 예를 들자면 마왕의게임이나 정히키같은 스타소설정도? 이 소설들도 예외는 없다. 스타좀 해본 사람이라면 앞부분 다 건너뛰어도 전투씬 보는데에 무리가 없는 수준.
반면, 망갇고는 고작 20화밖에 안된 주제에 초반부를 넘겼다면 이해하기 힘든 전투 양상이 펼쳐진다. 로그라이크 장르의, 돌죽 비슷한 어떤 게임을 작가가 명확하게 구상하고 있고, 세부적인 게임 룰에 따라서 소설이 진행된다는 것이 피부에 닿을 듯 생생히 느껴진다.
망겜에 갇혀? 망겜은 무슨ㅋㅋ 이게 현실에 있었다면 무조건 고티 게임이다. 각각의 팩션과 그에 따른 후반부 난이도 변경 및, 로그라이트처럼 축적되는 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회차 요소로서 난이도가 변하는 게임? 이런 게임이 어떻게 망겜이 될수가 있나?
소개글에 써놓은 플탐 만시간 이만시간 어쩌고 하는것이 이렇게 설득력이 있던 적은 처음이다. 롤하는 새끼들이 맨날 좆븅신 개망겜 이러는거랑 똑같은 불만인듯... 로크라이크게임이나, 로그라이크 던전에 갇힌 컨셉으로 진행되는 소설을 본적이 없는건 아니지만. 대부분 로그라이크 세계관을 빙자한 탑 등반물에 불과했는데. 망갇고는 다르다. "로그라이크니까" 라는 간편한 변명 아래 숨어서, 2층에서 나오는 적군은 2층에서 소개하고, 3층에서 나오는 적군은 3층에서 그때 그때 소개하는 그런 소설들은 이제 그만... 그냥 편의주의적 진행을 위해서 로그라이크의 탈을 뒤집어 썼을 뿐이잖아!
게임판타지들은 대체로, 설정따위 엿이나 먹으라는 경우가 많아서, 작가가 독자랑 설정배틀을 떠도
작가가 털리는 경우까지 있을 지경인데 최소한 망갇고는 그런 걱정을 없을 것 같다.
단점이라면... 양판소에서 통용되는 무지성세계관이 아니라, 작가만의 독특한 룰을 기반으로 하고있기 떄문에, 뇌비우고 보면 이해가 안될 수 있다는 것이 단점. 독자한테 친절하게 세계관이나 설정을 하나하나 떠먹여 주지 않기 때문에... 시점이 변화되어 전개될 때마다 각 인물이 가진 정보의 격차를 확인해서 독자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근데 이걸 무지성으로 봐도 이해될수 있게 바꾸려면.... 주인공이 혼잣말 오지게하는 정신병자여야만 가능할거같은데 작가가 이해못하는 독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거 같아 걱정이다.
본문에서 모두 풀어내지 못하고 있고 어쩌고 이러는데 작가는 제발 그것 때문에 소설을 바꾸지 않았으면 좋겠다. 뇌비우고 보는 소설은 이미 충분히 많다고 아 ㅡㅡ 지금껏 하던대로 "해줘"
이전 블로그에서 가져온. 작년 4월 리뷰인데.
지금까지도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준수하게 연재되고 있다. 강력 추천하는 소설
일정 주기로 몰아서 보는 중인데, 360화까지는 충분히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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