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의 지능은 작가의 지능을 넘어설 수 없다." 이런 말을 들어봤을거다.
마찬가지로, 게임 고인물이라는 설정을 차용한 소설들도 작가의 게임실력을 넘어설 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게임실력" 부분을 우회하는 형태로 많은 소설들이 진행되는데
1) 스포츠 소설처럼 진행 (대부분의 롤 소설 / 프로게이머물)
-> 고스트바둑왕/정수정도/오궁도화 같은 바둑만화,소설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탑신병자 프로게이머되다 / 돌아온게이머 / 데빌메이든 / 나만이 마스터다... 등등 롤소설 대다수가 이런 형식.
이게 슬램덩크만 봐도 알수있는.. 꿀잼보장된 장르이긴한데 아무래도 게임묘사보단 작품 서사가 더 중요한 느낌이다.
2) 인방물 ( 미친년은 아니야 / 천재의 게임방송 / bj천마 / 천마님 방송하신다)
-> 이 경우 그냥 두개골속에 헬퍼/에임핵 넣고 진행되는 설정도 많다.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피지컬로 슈퍼플레이를 하는 장면으로 대리만족하는 장르.
까놓고말해 트ㅇㅊ/유튜브에서 재밌는 부분만 따로 활자화해놨다는 느낌... 이것도 "진짜 게임 악귀"를 묘사하는 경우는 적다. 진짜 씹 악귀는 방송을 못해
3) 게임빙의 (사실상 그냥 판타지 - 겜전사 / 나의악당들 / 겜바바 / 악살싶 )
빙의물인데 주인공에게 사전지식을 좀 많이주고싶은 경우 / 킹태창 쓰고싶은 경우라고 생각함.
베헬라~ 하면서 사기치는 그 어디에 게임악귀가 있나...?
김포이닉스의 문어다리 매드무비 보면서 "진짜 겜악귀"를 볼 수 있나?
대충 게임소설을 몇가지로 분류해 봤는데, 대부분의 소설에서는 "진짜" 게임 고인물을 묘사하진 않는다.
1세대 겜판 (대장장이 지그 / 달빛조각사 / 아크) 이런건 그냥 뭐 말할 가치도 없고....
상황실에서 gm들이 "아니 벌써 히든보스가 잡혔다고?" 하면서 우왕좌왕하는게 메인컨텐츠인 소설이라
직관적인 재미는 있어도 정교함은 없다.
그나마 악귀가 잘 묘사된 소설이 있다면 유희왕 쪽.... "카드아카데미 1타강사" 이게 그나마 근접했는데
현실 카드게임 대회에서 실제로 사용된 꼼수들, 상상치도 못한 기상천외한 편법들을 작중에 고증해 냄으로서 악귀 묘사에 성공했다.
혼자서 그 꼼수와 편법을 다 사용하는 미친1놈이면 진짜 악귀 맞지;;;
그렇게 여러 게임소설을 보면서...
진짜" 게임악귀를 보려면 그냥 게임실황글 ( 고인물의 게임 공략 연재글 같은거)이나 봐야하나?
생각하던 와중에 폼을 잃지않고 점점 더 정교함을 더해가는 개미친씹악귀 석유 썩은물이 나오는 소설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오늘 리뷰의 주인공. "망겜에 갇힌 고인물" 되시겠다.
솔직히 초반 몇십화 정도는 그냥 "독특하네"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갔다.
마치 웹툰 덴마처럼 설정을 마구 쏟아내는데 그냥 분위기 내는 용도의 맥거핀이라고 생각했거든. 근데 아니었어...
주인공이 빙의된 게임이 로그라이크라서, 공략을 외우거나 스토리를 미리 알고 대처하는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때 그때 판단을 내려 전투에 돌입한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적당히 잘 쓴 탑등반물이나 다를 바 없는 초반부였다.
시련이 내려지고 그걸 돌파하고 다음층 가고.... (반복) 문제가 있다면, 탑등반물은 "튜토리얼이 너무 어렵다" 같은 재밌는 소설도 많다는 거다. 그래서 그냥 볼만한 탑등반물이네~ 하고 넘어가버렸다.
진짜 포텐이 터지는건 왕국침공->메인던전으로 진행되는 소설 중후반부다. 탑등반은 걍 튜토리얼이었음.
작중 게임에서도 "왕국 이전은 튜토리얼" 이라고 계속 말했는데 이 튜토리얼만 100화가 넘게 진행하고있으니까 당연히 이게 소설메인 스토리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튜토리얼이 너무 어려운 소설이 아니었어!
메인던전에 들어가자 초반부 탑등반물 진행하면서 뿌려놓았던 모든 떡밥들이 착착 회수되며 기가막히게 아다리가 맞아 떨어지는데.. 설명하기 힘들거 같으니까 비유를 들어보겠다.
예를들어 스피드런 최고기록이 6시간정도 걸리는 게임을 한다고 치자.
1) 게임 시작하고 11분쯤에 이정도 스팩이 되어야
2) 27분에 나오는 웨이브에서 보상을 먹을 수 있고
3) 그걸 먹어야 스탯을 하나도 안찍고 53분까지 버틸 수 있는데
4) 53분에 이 보스를 잡아야 신규스탯이 개방된다.
5) 그 신규 스탯에다가 존버한 포인트를 전부 찍어야지만 스피드런이 가능하고...
이런식으로 필수 빌드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로그라이크" 배경 소설에서 이만큼 빌드묘사가 철저한건 처음본다.
초반 탑등반물 파트에서는 주인공이 온몸이 박살나서 뒤지기 1.5초전에 샘물(엘릭서)로 회복하면서 "야~~ 이정도면 안정적이었네 ( 스테이터스 90% 안찍고 존버중) 하던게 그냥 더 고인물스럽게 보이게 하려는 요소인줄 알았는데
초반 파트에서 아꼈던 스탯을 만약에 안아끼고 안정적으로 진행했으면 지금 소설 후반부에 나오는 메인던전 절대 절대 죽어도 못꺴음.
지금 메인던전은 주인공 파티가 멀쩡하게 생채기도 없이 보스 패턴 다 씹고 순삭한다음 "휴... 씨발 좆됄뻔 완전 아사리판될뻔했네;" 이러는데 게임시스템을 너무 잘짜놔서 이게 공감이 된다.
뭐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피지컬이나 그딴걸로 해결되는 상황이 아님.
그러니까 당장 뒤지기 1초전의 배가 찢어져서 내장이 흘리고 눈알 빠진 상태에서 "오케이 여유롭구만" 하면서 엘릭서(샘물) 마시던놈이 찰과상 하나 없는 상태로 "와 ㅆ:발 진짜 개좆될뻔" 하는게 뼈저리게 공감가게 된다고;; 진짜 작가의 설정짜는 솜씨가 말이 안되는 수준으로 정교함.
대신에 소설의 대부분이 게임공략글마냥 어떤 시스템과 어떤 요소를 이용해서 이 좆같은 보스와 기믹을 이렇게 저렇게 깨는지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단점도 생긴다.
막말로 블로그에 연재되는 뭐 고전게임 족같은난이도 깨는법 공략 1일차~ 2일차~~ 3일차~~ 이런걸 소설화 시켰다고 봐도 무방함. 당연히 캐빨이나 서사 이런건 좀 많이 약하고 뭐 시적인 표현이나 필력차력쇼 같은건 거의 없다.
단지 독보적이고 따라잡을수 없는 "진짜" 씹 악귀의 게임공략 일지를 보는 느낌을 주는건데, 이거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음.
망갇고 2차 리뷰 쓰게 된 계기는 "야만전사의 다크판타지 공략법" 이라는 소설 떄문이다.
게임고인물 설정인 서브주인공 " 송백희" 이 새끼가 미친듯이 무능한데... 이새끼때문에 빡칠때마다 가장 많이 생각난 소설이 망갇고라서 생각난김에 2차리뷰한거임.
송베키 이쌍련은 "나는 고인물이지만 몇만번이나 같은 약점만 찔러서 잡은 몬스터라서 약점 못 찌를때 잡는법은 모른다. " 이지랄로 변명하는데 아니 씨발 약점못찌르면 못 잡는건 고인물이 아니라 쌀먹충아니야?? 노가다만 오지게했냐? 몇만번씩 똑같은 방법으로 잡는다고?
화염면역 몬스터를 태워죽이는 방법을 찾아내서 진행하는걸 고인물이라고 하는거야 베키새끼야!!! 아오 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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