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평가
1. 마왕의 딸에서 천마의 딸로. 세계관만 바뀌었다. 뻔하디 뻔한 클리셰의 책 빙의물
2. 초반부터 붕괴하는 개연성. 앞뒤가 충돌하는 설정.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
3. 로맨스 무협인데 로맨스'판타지'로 묶음처리됬나 했더니 정확한 평가였다. 잘했어요 카카오팀
종합점수 2/10점
장르는 흔한 책 빙의물이다.
책 빙의물이 뭔가요? 라고 설명하는 것 자체가 지겨워질 정도로 클리셰가 굳어진 장르.
이 소설만의 특이한 점이 있다면 판타지가 아니라 무협에 빙의했다는 것 뿐이다.
카카오 페이지에서는 로맨스 판타지로 분류해놨다.
주인공은 마교의 절대자. 천마신교의 종주이자 십만대산의 지배자인 천마! ....의 딸로 태어났는데
그저 약간의 참신함을 위해서 판타지를 무협으로 바꿨을 뿐이다.
무협을 한번도 안 본 사람이라도 [마왕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100% 정확하게 이해한 것이 맞다. 판타지에선 마왕. 무협지에서는 천마. 참 쉽죠?
기존 무협지 요소는 전혀 활용하지 않은 소설이니. 로판으로 분류된게 정확하다.
참 잘했어요 카카페
보통 책빙의물을 보면 주인공은 원작 지식을 최대한 활용하여 상황을 바꿔 나간다.
내가 최근에 읽은 소설. [양판소 주인공의 아내로 살아남기] 또한 책 빙의물인데
이걸 예시로 들자면
공통분모가 별로 없는 두 캐릭터 사이에서, 원작 지식을 바탕으로 이중 첩자질을 한다던지
주인공을 무시하는 시녀들을 권력자에게 빌붙어서 처리한다던지.
원작 지식을 최대한 활용하여 지능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근데 이 소설에선? 예 그딴 지능플레이는 찾아볼수도 없구요.
아무리 1살짜리지만 정신연령은 성인일텐데 전개 수준이 참 처참하다.
내가 누구고~ 여긴 어디고~ 그냥 멍 때리고 있다가
밑도 끝도 없이 나타난 미친년에게 1년 넘도록 학대 당하는데 엉터리도 이런 엉터리가 없다.
특히 3화 부터 빙은설이 1년 내내 보스의 딸을 학대해도 아무도 모르는 씬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
개연성의 무덤 그 자체다.
작중 빙은설은 시녀에게 사소한것까지 뒤집어 씌우는 모습을 부각시키며,
철두철미한 지략캐로 묘사되는데... 철두철미하기는 무슨...
양반집 마님이 향단이 괴롭히는것도 아니고 겨우 저런 수준으로 철두철미라니 유치하기 짝이 없다.
빙은설은 북해빙궁주의 친딸로. 마교와의 화친을 위해 정략 결혼을 한 여자인데
대체 어떻게 + 왜 주인공을 1년간 고문하는지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빙은설이 빙궁측 세력을 뒷배로 두고 있으며, 마교 안에서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한 인물일 경우
주인공을 괴롭히는 것 자체는 불가능한 일은 아닌데. 그 정도로 마교 내의 입지가 있다면
그냥 주인공이랑 시비를 깔끔하게 죽이고 바꿔치거나, 사고사 처리하는게 간편하다.
졸렬하게 1살짜리 영약 뻇어먹는것보다 자기 세력으로 구해 먹는게 10배는 쉽고 편할거고.
그렇다면 반대로. 빙은설이 이유없이 지랄맞은 병1신이라 그냥 괴롭혔다는 설정이면 어떨까?
당연하겠지만 더더욱 말이 안된다. 작중에는 이렇게 묘사되어있는데
[ 천마가 딸에게 관심이 없어서 모르고, 설령 사건을 안다 해도 북해빙궁주의 딸을 죽일 수도 없으니 방치한다.] 아니 얼마나 빡대가리여야 그런 생각을 할수 있는건지... 답답할 따름이다.
마교에서 북해의 세력과 결탁하기 위해 정략결혼까지 불사했다. 서로 이득이 있을테니까 결합했겠지.
그런데 친 혈육을 학대했다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런 소스를 그냥 버린다고?
동맹관계에서 우월한 스탠스를 차지하고, 상대의 정치적 입지를 약화시킬 절호의 찬스인데
그걸 그냥 씹을정도의 빡대가리면, 대체 정략결혼같은 정치활동은 어떻게 한거야?
5화도 안 지났는데. 그냥 세계관과 개연성이 무너지다 못해 폭삭 내려앉는다.
하나 하나 따져보면 나쁘지는 않은데, 예를 들어서 천마의 후계자가 될 소교주를 정하는 방법같은
디테일한 설정은 나름 괜찮다.
친혈육이 아니라 재능있는 아이를 납치해서 소교주로 임명한다. 이런 독특한 설정들.
주인공이 방치되는 이유 또한 이런 설정들로 인해서 납득이 가는 것이고.
근데 이렇게 설정 짜 놓으면 뭐하냐고. 방치될 정도로 권력에서 벗어난 주인공이라매!!!
대체 어떻게 차기 마교의 절대자가 될 악우련을 괴롭혔냐고 원작에서
원작이랑 지금 설정이 따로 놀잖아.
여성 혐오증이 생길 정도로 괴롭혔다는데 그건 대체 어떻게 한거냐고.
지금 꼬라지를 보면. 악우련이 "저년을 냉큼 끌고가서 백팔뇌옥 가장 깊은 곳에 처박아라!"
이러면 다음날 주인공 뇌옥의 낯선 천장에서 눈을 뜰거 같은 상황인데.
소설이 하나 하나의 디테일 자체는 나쁘진 않다. 양판소 평균 퀄리티는 됨. 그런데
설정들이 서로 충돌하고 연결이 전혀 안된다.
전형적인 사전조사의 부족이 곳곳에서 드러나는 소설.
강호기행록. 청룡장. 생사박. 표류공주. 학사검전 영웅문... 몇권이라도 읽어보고 썼다면.
최소한 묵향 4권까지라도 읽었다면...
예전 블로그에서 옮겨온 리뷰입니다.